2일 통계청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석유류 가격 16.4%↓…전기·가스·수도 23.7%↑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4% 미만의 상승폭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생활물가지수 등의 지수 상승세가 주춤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은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이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과 국제유가 등 가격 불확실성 등이 높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작년 2월 3.7%를 기록한 후 처음으로 3%대 상승폭을 보여준 것이다.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p)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찍은 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까지 5%대 물가를 이어갔다. 이후 2월 4.8%, 3월 4.2%로 상승폭이 둔화하더니 지난달 3%대까지 내려왔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4% 떨어졌다. 2020년 5월(-18.7%) 이후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로 인해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0.90%)는 3월 기여도(-0.76%)보다도 감소 폭이 더 크다.
전기료(22.5%), 도시가스(32.5%), 지역 난방비(30.9%) 등이 모두 올라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3.7% 상승했다. 3월 상승폭(28.4%)보다는 둔화됐다. 지난해 4월 전기·가스요금이 일부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오름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채소류를 제외한 농산물은 1.1%, 채소류는 7.1%, 수산물은 6.1% 증가했고, 축산물 1.1% 하락했다.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쉬운 지표인 근원물가지수로 분류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6%,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4.0% 올랐다. 이들 모두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34개월 만이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4월 대비 3.7% 올랐다. 2023년 3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4%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0.7%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이는 전월 6.8% 상승폭을 보인 식품 지수와 3.9%를 기록한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에서 각각 0.6%씩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총 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