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차익실현…日 증시 엔저‧워런버핏 영향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주춤한 가운데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가 늘어나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과 더불어 일본 주식이 최고가를 이어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6731만달러(약 862억원)를 사들였다. 최근 일본 증시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날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55지수는 3만3388.91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대비 8.38% 뛴 수치다. 닛케이255지수는 지난 13일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심리적 고비인 3만3000선을 회복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이 엔저를 견인한 가운데 상장 기업들이 올 1분기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일본 증시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금융 긴축이 이어지는 반면 일본은 금융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런 버핏의 일본 주식 매수세도 영향을 미쳤다. 워런 버핏은 2020년 8월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평균 5%대 매수했다. 그는 최근 7.4%까지 늘린 데 이어 20일 이들 지분율을 8.5%로 확대했다. 일본 증시에 외국인들의 유입은 늘고 있다. 지난 20일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현지 4곳의 거래소에서 5월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주식을 매매한 금액은 105조엔으로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일본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매 규모가 100조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인 자금이 80조6800억엔으로 34% 늘었고 아시아 자금은 16조2600억엔으로 37% 증가했으며 북미 자금은 8조2300억엔으로 54% 불었다. 이에 반해 미국 주식은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 3억3700만달러(약 43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5월에는 10억달러(약 1조2800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6월 들어서도 15일까지 5억2300만 달러(약 699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둘째 주에만 순매도 규모가 2억달러대를 넘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정리하는 이유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을 하기 위해서다. 반도체주와 테슬라 위주로 도로 차익 매물이 급증했다. 지난 한 달간(5월 16일~6월 15일)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주식 순매도액은 약 3억7000만달러(4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급등한 기술주 전반에서 순매도가 이뤄졌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 한 달간 엔비디아와 애플에 대해서도 각각 1억1202만달러(1427억원), 4억6355만달러(5906억원) 순매도를 했다. 두 종목은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각각 198%, 49% 상승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