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화순탄광)가 6월 30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우리나라 최초로 석탄을 생산했던 118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난 4월까지 총 2,665만t을 생산하고 채탄을 중단했다.
화순탄광은 지난 118년 동안 남부권의 최대 석탄 생산지로 국가 기간산업 발전의 핵심 에너지원이었고, 원동력이었다. 화순탄광에서 생산된 석탄은 전국의 전기발전소, 철강소, 섬유공장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 ‘국민 생활 연료’였던 연탄의 수급 안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 등으로 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연탄용 석탄을 증산해 서민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탄광 노동자들이 생산한 석탄은 연탄 불꽃으로 타올라 서민들의 안방에 온기를 채웠다. 화순지역 석탄산업의 호황으로 연탄공장, 물류·수송 등 유관산업의 고용 창출, 인구 유입, 지역 내 소비촉진 등 동반 상승효과도 만들어 냈다. 한때 화순탄광 일대에는 복지문화관, 극장, 연립주택, 음식점 등이 들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화순탄광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지만, 지난해 기준 화순탄광은 인건비 164억 원을 포함해 400억여 원을 지출했고, 상당 부분 지역 경제에 유입됐다. 한편에선 에너지 소비변화, 수요 감소, 석탄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최고 전성기였던 1989년 화순탄광의 연간 생산량은 70만5천t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6만3천t(1989년 대비 8.9%)으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탄광 노동자 수도 1,669명에서 263명으로 줄었다.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태백 장성탄광, 삼척 도계탄광도 2025년까지 폐광될 예정이다. 화력발전소 등 연관산업 분야에서 원료로서 석탄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석탄 시대의 종언이 눈앞에 왔지만, 대한민국 산업화 시대의 영광을 이끌었던 탄광 노동자들의 노고와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