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두고 정부·한은 동상이몽..."2%대 안정" vs "3%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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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물가 두고 정부·한은 동상이몽..."2%대 안정" vs "3%대 복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7.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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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특별한 변수 없다면 하반기 안정세 맞을 것"
한은 "8월 이후 반등해 올해 물가상승률 3%대 불가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머물며 안정세를 이어갈 거라고 전망한 반면 한은은 8월부터 상승률이 반등해 3%대의 물가상승률로 돌아갈 거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3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지난해 6.3%까지 상승하던 소비자물가가 올해 6월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다"며 "생활물가도 2.3%로 2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세는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외생 변수가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대체로 안정세를 맞을 것"이라며 "평균 2% 중후반대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지난 1년간 힘든 시기를 지나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점에 왔다고 표현했다. 안정세에 접어든 물가, 호조세를 이어가는 고용에 더해 부진하던 수출·무역 지표도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의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 부총리는 다만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터널을 빠져나갈 순 없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최근의 긍정적인 신호에 안주하지 않고 터널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빠져나올 때까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했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4일 오전 한은 본관 16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재보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예상대로 2%대로 둔화했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만으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5%로, 지난 4월(4.0%), 5월(3.9%)에 이어 둔화 폭이 확대됐다. 완만한 집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근원물가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지난 전망경로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전망에서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을 3.3%로 예상했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조정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낮췄다. 물가상승률은 3.3%로 예상하며 전년보다 0.2%p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2.3%를 기록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 부진으로 당초 예상(1.6%)을 하회하겠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개선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여건 악화로 크게 감소했던 수출은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등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상황, 누적된 저축, 소비심리 개선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예견됐던 일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8일 이미 "당초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외 여러 기관들도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보다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7일 한국의 성장률을 1.5%로 예상하며 기존 전망 대비 0.1%p 하향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5월25일 우리나라 성장률을 1.6%에서 1.4%로 낮췄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마찬가지로 지난 5월11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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