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장 증권사 중 67%가 '하락'…하반기도 '흐림'
KRX증권, 지난 6월 2.03%↓…건전성 우려 등 악재 부상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 회복에 반등을 거듭하던 증권주가 최근 들어 업황 우려가 부각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상장 증권사 종목 3개 중 2개 종목은 월초 대비 하락했다.
하반기 전망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이 있어 어두운 가운데, 증권주의 반등 동력도 좀처럼 보이질 않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RX증권 지수는 지난달 초 종가(614.57) 대비 2.03% 떨어진 602.08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19% 하락하고, 코스닥이 0.5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뒤처지는 수준이다.
또 상장 증권사 보통주 21개 종목 중 지난 한 달간 상승한 곳은 전체의 30%도 안 되는 6개뿐이었으며, 14개 종목은 하락했다.
가장 크게 오른 증권주는 16.18% 상승한 유진투자증권으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 폭을 기록했다. 2위인 부국증권(2.90%)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이어 △상상인증권 2.55% △한양증권 2.14% △신영증권 0.72% △미래에셋증권 0.1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크게 하락한 증권주는 한국금융지주로 지난 한 달간 5.84% 하락했다. 이외에도 코리아에셋증권(5.56%)과 키움증권(5.45%) 등의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뒤를 이어 △다올투자증권(3.68%) △유안타증권(3.25%) △SK증권(3.14%) △현대차증권(2.89%) △DB금융투자(2.52%) △한화투자증권(2.21%) 등이 KRX증권 지수보다 크게 내렸다. 이외에 △교보증권(1.31%) △이베스트투자증권(1.11%) △NH투자증권(0.83%) △삼성증권(0.69%) △유화증권(0.41%) 등은 하락했지만 KRX증권보다는 작은 낙폭을 보였다.
증권주들은 지난 1분기 시장 금리가 급락한 데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의 효과로 대부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기록해 상승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상장 증권사 보통주 중 약 81% 수준인 17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리스크가 발생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PF 우려도 확대되며 증권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KB증권은 커버리지(담당 기업) 증권사 5개사(미래에셋·삼성·NH·키움·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을 687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8410억원을 약 18% 밑도는 수준이다. 대신증권도 동일한 5개사 합산 순이익을 컨센서스를 약 7% 하회한 7630억원으로 제시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과 투자은행(IB) 관련 이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하겠으나, 1분기 나타난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의 기저 효과와 CFD 관련 비용이 반영될 것"이라며 "CGV를 비롯한 IB 관련 유가증권 평가손실과 부동산 PF 관련 대출채권 상각을 위한 충당금 부담 등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초 이후 나타난 증권 업황의 회복세가 둔화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제시되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하반기 증권업에 대해 △사업환경 '비우호적' △실적전망 '저하' △등급전망 '부정적' 등을 제시했다.
정효섭 한기평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및 금융기관 부실 우려가 증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위탁매매부문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2분기 들어 시장금리가 재차 상승하고 있고,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로 자기자본투자(PI)성 투자자산의 자산손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해당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PF 사업 관련 중·후순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의 회수 가능성과 브릿지론 관련 건전성 부담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만기 연장된 브릿지론의 차환 시점이 도래해 재차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