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가 지난 5월 발생한 승객이 비행 중인 여객기 비상문을 연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항공기 비상문 옆 좌석을 소방관·경찰관·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에게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당정은 13일 국회에서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오는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 적용 대상은 3개 기종 38대 항공기의 비상문 인접 좌석 94개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현재 국적항공사 보유 여객기 335대 중 236대는 잠금장치가 있어 비행 중 비상문을 못 열게 설계돼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나머지 99대는 저고도에서 개방이 가능한 비상문이 있고, 이 중 61대는 모든 비상문에 승무원이 착석해 유사한 돌발 상황 때 바로 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를 제외하고 강제로 비상문을 개방하려는 위험이 있는 38대에만 '제복 입은 승객'에게 비상문 인접 좌석 우선 배정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비상문 인접 좌석을 소방관·경찰관·군인 등에게 우선 배정하는 항공사들은 온라인 판매 때 예약 승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고, 발권 때 승객의 신분 확인을 거쳐 좌석을 판매하게 된다. 현장 판매의 경우에는 항공기 출발 일정 시간 전까지 제복 입은 승객에게 비상문 인접 좌석을 우선 판매하되, 시간 경과 이후에는 일반 승객에게도 해당 좌석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소방관 등에 대한 우선 배정으로 불법적 개방 시도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이를 제압하는 기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탑승객 대상 항공 보안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비상문 조작 행위에 대해서는 항공보안법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승객에 명확히 안내하는 방안도 당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제주에서 대구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착륙 직전 비상문 개방 사고가 일어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도 필리핀 세부발 인천행 제주항공에서 한 승객이 비상구를 열려고 시도하다 제지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다만 가격 할인은 이뤄지지 않는다. 비상구 인접 좌석은 앞좌석이 없어 일반석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비상문 좌석은 일반적으로 넓고 편해 선호하는 좌석"이라면서 "기존과 똑같은 가격대로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해당 좌석은 국내선의 경우 추가요금을 받는 만큼, 우선 배정만으로도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