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전국에 집중호우가 수일째 지속되면서 각지에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인원이 16일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는 시신 1구를 추가 수습해 사망자가 8명으로 늘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중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3명(경북 17명·충북 11명·충남 4명·세종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종자는 10명(경북 9명·부산 1명), 부상자는 22명(충북 14명·경북 4명·충남 2명·경기 1명·전남 1명)이다.
중대본 발표 후 오송 지하차도에서 시신 1구가 추로 인양되고 경북 지역에서도 호우 피해 사망자가 1명 늘어 총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었다.
수색이 진행 중인 오송 지하차도에 10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된 것으로 알려져 침수 사고 피해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사상자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오송 배수·수색 작업에는 군인·경찰·소방·관계 공무원 등 399명의 인력과 장비 65대가 투입됐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성인 남성 허리 높이까지 배수 작업을 완료하고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에서 호우로 사전 대피한 주민은 13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786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182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는 149건으로 집계됐으며 사유 시설 피해는 124건이다.
경북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이어져 주민 1563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18명 발생했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8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실종자는 예천 9명으로 전날과 같으며, 부상자는 5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전날 오전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부녀지간인 2명이 숨지고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에서 4명이 사망하는 등 12명이 산사태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세종·충남에서는 사망자 5명, 실종자 1명이 발생했다. 지난 14∼15일 논산과 청양, 세종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4명이 숨졌고, 공주에서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아산에서 낚시 중 물살에 휩쓸린 70대는 사흘째 실종 상태다.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던 공주시 옥룡동 주민 107명은 공주대 옥룡캠퍼스나 지인 집 등으로 대피했다.
광주·전남 주민과 군인 등 174명도 산사태 우려에 대비해 사전대피했다. 구례군 산동면 주민 3명과 육군부대 대원 39명을 비롯해 여수·나주·광양·곡성·보성·무안·함평·영광·신안 등 10개 시군 166명, 광주 북구와 광산구 주민 8명이 마을회관이나 친인척집으로 대피했다.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내는 이번 호우는 일단 18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예보 브리핑에서 오는 18일까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 산지에 비가 100∼250㎜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충청권, 전북, 경북북부 내륙에서는 많으면 300㎜ 이상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