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소·지방건설사, ‘돈맥경화’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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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소·지방건설사, ‘돈맥경화’ 비명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07.27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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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까지 폐업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 1194곳 육박
“지방 분양 어렵고 공사비 급증해 하반기 폐업 늘어날 수 있어”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미분양 전망 수치가 호전되고 있으나, 악성을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방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폐업하는 중소·중견 건설사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미분양 전망 수치가 호전되고 있으나, 악성을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방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폐업하는 중소·중견 건설사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건설업계 전반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소·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미분양 심화 등으로 폐업하는 건설사들이 속출해서다.

2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CON)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폐업한 종합건설기업 건수는 총 17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동월 99건 대비 74.74% 증가한 수치다.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올해 6월까지 1021곳이 폐업헤 작년 794곳과 비교해 28.58% 늘었다.
일례로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 109위 대창기업도 올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5월 브랜드 ‘해피트리’로 알려진 시공능력평가 113위 건설사 신일도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년새 문을 닫는 건설업체가 줄을 잇는 데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집값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돼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심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하는 중견건설사들의 미분양 리스크도 가중됐다. 실제로 지방은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865가구로 집계되며 국토부가 ‘미분양 위험선’ 기준으로 제시한 6만2000가구을 여전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 주택은 84.3%인 5만8066가구를 차지했다. 특히 공사 이후 미분양은 8892가구로 여전히 증가세다. 지난해 5월(6830가구)와 비교하면 1년 사이 30.2% 늘었다. 미분양 증가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단기간 집값이 폭락해 주변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아지면 미분양과 계약해지 요구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준공 후까지 미분양과 입주거부가 늘어날 경우 자금력이 약한 건설업체는 어음 등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날 수 있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으로 비용 증가가 이어지면서 수주와 신규 착공이 줄어든 것도 건설사 폐업에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올해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68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감소했다. 51~100위 기업은 3조6000억원을 수주하며 전년동기 대비 계약액이 27.9%가량 감소했고 101~300위는 5조9000억원을 수주해 20.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유지되고,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 미분양 해소가 더딜 경우 하반기 중소 건설사의 자금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레고랜드발 PF 경색 수준까진 아니지만 신규공급에 대한 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를 확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여전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1년 이상 신규공급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 대형건설사를 제외한 중소·지방건설사의 어려움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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