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제로 전 국민 불안… 그럼에도 "주거안정 문제 없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 강화… 건축도시안정청 설립 등 제안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 강화… 건축도시안정청 설립 등 제안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지난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부터 올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까지 후진국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추가적인 안전사고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주거안전에는 큰 문제 없다는 정부의 안이한 사태 인식도 문제지만, 전문가들은 건설현장에서 지켜야할 원칙이 무너진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계·시공·감리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건설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원인으로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건설 전 단계를 관리·감독할 건축도시안전청 설립을 제안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발주단지 91곳 중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아파트 15개 단지를 공개했다. 부실은 설계·감리·시공 전 과정에서 발견됐다. 15곳 중 10곳은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고 5곳은 시공 과정에서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돈을 아끼려고 고의로 철근을 빼먹었다기보다는 설계·감리·시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유사한 부실시공 사례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입주민 불안은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LH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원 장관은 “아파트는 관련 법령에 따라 2∼4년 주기로 정밀안전점검을 받고 있어 모든 아파트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부실시공 사례 중에는 정밀안전점검을 받은 사례도 있다며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축사 소장은 “무량판구조가 철근 누락에 특히 취약할 순 있어도 철근이 설치만 된다면 안전한 공법”이라며 “정부가 설명한대로 정밀안전점검을 받으면 안전한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 게 지난 사례를 뒤져봐도 정밀안전점검을 했다고 사고가 나지 않은 경우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서는 유명무실한 감리제도도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업장마다 원인은 다를 수 있지만 감리야말로 설계와 시공을 감시할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