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동환 기자] “이제 와서 처자식을 볼 면목이 없지만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찾아왔습니다.”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에 접수된 김모씨(만79세, 남)의 얘기다.
김씨는 약 40년 전 사업 실패로 인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오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얻은 지병이 악화되어 화도읍 묵현리 소재 A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김씨는 어려운 시기에 가족을 버리고 혼자 집을 나갔다는 죄책감과 그 이후에도 계속된 경제적 어려움 탓에 신청서를 작성한 후에도 혹여나 가족에게 폐가 될까 신청 접수를 보류했다.그러나 결국 지병이 더 악화되기 전에 가족을 만나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에 김씨의 사연을 접한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조창식 경위는 호적상에 등재된 처와 자녀 네명을 주민등록조회를 통해 신청 사연을 일일이 편지로 소식을 전했다.소식을 접한 가족은 그 동안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아 찾을 수 없었던 김씨의 소식을 접하고 상봉의사를 밝혀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게 됐다. 그 후 김씨가 머무르고 있는 요양병원에서 극적으로 상봉할 수 있게 됐다.
조창식 경위는 "김씨는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죄책감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으로 그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하여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창식 경위는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으로 재직하며 약 1년 동안 80명의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