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규제완화 요청할 때 아냐”… 납작 엎드린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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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규제완화 요청할 때 아냐”… 납작 엎드린 건설업계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8.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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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형사고에 중대재해법‧산업안전보건법 완화 요청 잠잠
임직원 현장 안전점검 진행 등 분주… 국회선 부실공사 방지법 계류중
서울 한 아파트 신축 현장 크레인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한 아파트 신축 현장 크레인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평소 기업활동 위축 등을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완화를 요청해 온 건설업계가 최근 잇따른 건설현장 부실정황 및 안전사고 발생으로 숨죽인 모양새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161건, 사망자는 172명이다. 이들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주가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들이다.
지난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 경위를 조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한다. 여기에 안전조치나 보건조치를 위반한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이를 위반해 건설일용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산업안전보건법도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그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완화를 요청해왔지만 지난해 광주 아파트 신축현장 상층부 붕괴에 이어 올해 인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재는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은 지금 사고가 나면 이미지 손상이 클 것으로 보고 최대한 몸을 사리는 중”이라며 “정부도 지금 건설업 자체에 대해 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최근 임원진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현장 안점 점검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안전부문 대표가 이달 초 현장을 찾아 현장 근로자들의 휴게공간과 휴게시간 준수, 현장 운영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밖에도 근로자들의 혈압을 주 1회이상 측정하는 등 근로자 건강 상태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SM그룹 건설부문은 최근 임원진이 광주 아파트 신축 현장을 찾아 안전과 품질, 공정 관리 등을 직접 점검했다. 반도건설은 지난 6월부터 한달여간 시공부문 대표가 전국 현장을 직접 돌면서 전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최근 부실시공 등 건설현장 안전사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실공사 처벌과 불법하도급 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부실공사 방지법안’에 대한 논의가 8월 임시국회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부실공사 방지 및 처벌과 관련된 부실공사 방지법안들이 발의 후 법안소위에서 계류 중이다. 지난 2022년 8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건설사의 고의나 과실로 부실시공할 경우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 공공공사 하도급 참여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올해 2월 한차례 상정된 이후 논의가 없다. 광주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직후인 작년 2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설사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5명 이상 공중의 사망사고를 발생할 경우 필요적 등록말소사유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지난해 9월 이후 논의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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