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갈등 확대…"K-기업, 전략적 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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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갈등 확대…"K-기업, 전략적 판단 필요"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08.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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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세계 최대 단일 시장…"제조 기지 강점 지녀"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제공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제공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단순하게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와 탈중국 전략보다는 시장 규모와 투자 실적을 고려할 때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따라 미국과 유럽 연합(EU)은 대중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자 △전략 산업 공급망 내재화 △자국 첨단 기술 중국 유출 제한 △노동·환경 이슈화를 꺼내들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작은 마당·높은 울타리' 원칙 아래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를 표적으로 삼아 투자 제한과 수출 통제 조치 강화 등 추가 제재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공 지능(AI) 분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반도체 수출 통제 적용 범위를 범용 AI 반도체까지 확대하고 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우회 시도까지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보복을 예고하고 있는 중국은 공급망 지배력을 확대하고 무기화함으로써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핵심 광물·친환경 산업 등에 대한 자국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경제적 강압 조치를 확대할 전망이다.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해 28나노미터 이상 성숙 공정 반도체 분야에도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 과잉 생산·저가 판매를 통해 차량·군사용 반도체 등 주요 시장을 장악한 후 이를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확보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각국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한국 기업이 휘말려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탄소 국경세 제도와 각종 노동 관련 통상 규범 조치가 한국 기업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평이다. 기업은 전 밸류 체인에 걸쳐 환경·노동 관련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하고, 원자재 조달을 포함한 생산 과정의 실사 보고서와 내부 예방 조치에 대한 증명 서류 등 데이터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단일 최대 시장임과 동시에 제조 기지로서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각 기업들은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현지 사업·공급망을 분리하는 전략적 판단도 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은 인구 감소·고령화·부동산 위기·경제 성장 동력 약화·실업률 증가 등의 내부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막강한 소비력과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시장이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수출 시장과 해외 투자지를 인도·베트남·중동 등으로 확대하되, 중국 내 생산 기지는 중국 내수 시장 전용으로 지속 활용하거나 미국과 같이 대중 규제가 엄격한 국가를 위한 생산 기지는 미국 현지와 인도·멕시코 등 제3국에 구축하는 이원화 전략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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