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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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적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상조!”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12.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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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통화량 축소’ 발언에 전문가들 ‘실물경기 위험’ 경고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언급한데 대해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시기상조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현 부총리는 18일 호주 재무부와 공동으로 주최한 주요 20개국(G20) 서울 콘퍼런스에서 통화량 축소가 우리가 감내해야 할 불가피한 ‘비용’이라며 양적완화 축소의 불가피하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는 하지만 투자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 총수요 진작 차원에서 여전히 확장적 통화정책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부동산 활성화 대책, 한은의 금리 인하 효과가 ‘성장의 군불 때기’를 이끌어 온 것인 만큼 경기 회복세가 견고해질 때까지 확장적 재정ㆍ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금까지의 경기 회복은 정부가 주도한 것인 만큼 섣불리 확장적 통화정책의 축소에 나설 경우 회복 기미를 보이는 한국 경제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주택가격의 지나친 하락과 실물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서라도 확장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과 통화정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택 가격 하락은 자산가치 하락으로 연결돼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만큼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과 관련된 최근의 경기침체는 일반 경기침체기에 비해 평균적으로 기간이 길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손실도 훨씬 크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LG경제연구원 역시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도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가 최대 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평균 4%대의 성장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은 당분간 확장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현 부총리의 이 같은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와 경제팀의 손발이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이 현 부총리의 발언 불과 열흘 전인 지난 9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2014 세계경제대전망(The World in 2014)’에 기고한 글을 통해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기 때문이다.박 대통령은 이 글에서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시점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불균형적 성장을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다”며 확장적 통화정책 시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현 부총리의 ‘통화량 축소’ 발언과는 정 반대의 입장인 셈이다.

현 부총리와 박 대통령의 ‘엇박자 정책’은 지난 세법 개정 논란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세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며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여당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현 부총리가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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