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이용자 대폭 줄어…해외여행 수요 증가, 소비 심리 위축 영향
이커머스, 홈쇼핑 등과의 협업 체계 마련, 이용자 만족도 개선 노력
이커머스, 홈쇼핑 등과의 협업 체계 마련, 이용자 만족도 개선 노력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보복 소비 심리가 작용하면서 사세를 불려왔던 명품플랫폼이 엔데믹 전환과 경기 불황의 이중고로 생존 기로에 놓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3대장으로 불린 이른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모두 적자를 피하지 못햇다. 지난해 기준 머스트잇의 영업손실은 168억원, 트렌비 207억원, 발란은 3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데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결과다. 명품 플랫폼 이용자도 지속 감소하는 추세로 향후 시장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의 올해 1~9월 누적 이용자 수는 694만74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32만명)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축소된 수치다. 게다가 온라인 명품 시장 내 가품 이슈, 과장 광고, 낮은 서비스 만족도 등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 이미지 개선까지 시급한 상황이다. 명품 시장의 절대적인 전제 조건인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트렌비가 25세부터 4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명품 구매 시 영향을 주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명품 플랫폼의 신뢰도’를 가장 중요한 척도로 삼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겹악재 파고를 넘기 위해 머·트·발 3사는 합병을 추진했으나,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각자도생으로 수익 개선 작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머스트잇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통해 CJ온스타일에서 명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온스타일 플랫폼 내 머스트잇 전문관도 운영하고 있다. 전문관에선 머스트잇이 취급하는 모든 상품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행사 ‘블랙 머스티벌’을 오는 26일까지 열어 매출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트렌비는 최근 11번가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11번가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에 진출해 샤넬·구찌·루이비통·프라다·디올 중고 명품 약 5000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1번가는 향후 중고 명품 외에도 연동 상품을 강화하는 등 트렌비와의 전략적 협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발란은 협업 대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5월부터 ‘발송 책임 보상제’ 도입했다. 그 결과, 발송 지연율 50%, 품절률 20% 가량 향상하는 등 실적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 사업 확장 일환으로 두 자릿수 규모의 공채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소비 심리 악화 등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자였던 이커머스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유통업계와 협업을 이뤄 인지도 확대와 매출 증진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이전처럼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보다는 내실을 효율적으로 챙기는 모습도 역력하다”고 진단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