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적, 15%↓ 전망… 전기차 수요 등 변수 고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올 한해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며 2차전지가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내년 상반기에는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NH투자증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POSCO홀딩스로 집계됐다. 뒤이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LG화학이 4위, 포스코퓨처엠이 5위에 올랐다. 나머지 6∼9위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대형주였다.
2차전지 쏠림현상은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에는 순매수 상위 종목 1∼3위가 POSCO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었고 이외 다른 업종도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 순매수 상위권은 POSCO홀딩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LG전자(9위) 한 종목을 빼고는 모두 2차전지 종목이 차지했다.
하반기 증시 내 뚜렷한 주도주가 눈에 띄지 않았던 상황에서 상반기에 상당한 수익률을 냈던 2차전지를 향한 기대감이 남아 쏠림 현상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익률만 놓고 볼 때도 올해 2차전지 개인 투자자들은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연간 수익률은 약 14.8%로 집계됐다. 올해 같은 기간 코스피의 최저점(2180.67)·최고점(2668.21) 간 수익률(22.4%)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연간 수익률(-32.1%)보다 월등히 개선됐다.
다만 이 같은 2차전지 열풍이 내년 상반기에는 주춤해질 수 있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2차전지 관계사의 실적 전망치 눈높이를 올해 초보다 많이 내린 상태다.
2차전지 관계사 8개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SK아이이테크놀로지·에코프로)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은 올해 초 기준으로 19조2931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16조원대 초반으로 15.2% 낮아졌다.
주요 불확실성 중 하나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꼽힌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2차전지, 상저하고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유로7’(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도입이 연기되는 등 관련 규제들이 속도 조절에 들어간 점을 고려할 때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눈높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기차 판매 전망치 하향 조정 시기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불확실성은 내년 하반기부터 잦아들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올해 연말과 내년 연초 배터리 업종의 주가 랠리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 1분기 실적발표 기간이 지나고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와 정책 리스크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주가 반등의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