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어음 거래량 급감...당국 “부실기업 구조조정 유도”
채권시장 우량기업으로만 자금 몰려...신용 불안 확대
채권시장 우량기업으로만 자금 몰려...신용 불안 확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해 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후폭풍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업계와 당국 모두 ‘감내할 수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지만 유동성 악화와 같은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A1급과 A2급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거래량은 각각 2조1600억원, 3400억원이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 A1급과 A2급의 PF-ABCP 거래량이 6조1600억원, 65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연말은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그래서 감소의 일차적 원인은 연말이라는 시간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신용 불안도 상승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은 현재에서는 파장이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신용평가는 “금융권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단기적으로 손실 완충력을 통해 감내 가능할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 당국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당국이 예고한 건설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사태 추이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에서 “부실기업에 대해 자기책임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되 질서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유도하겠다”며 ‘옥석 가리기’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정부는 시장 불안 차단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처음으로 이날 열린 정부·한국은행 수장 간 ‘F4(Finance) 회의’에서도 채권시장 대응 방안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의 단기적 파장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용채권시장의 등급별 차별화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한편 산업은행이 최근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 규모는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에서 총 1조3007억원 수준이다. 회사채, 담보대출, 기업어음, PF 대출 등이 포함됐다. 직접 차입금 외에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 규모는 9조1816억원이다. 직접 차입금과 PF 사업장 대출 보증채무를 다 합친 채권단 규모는 400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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