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경기 김포시에 준공된 한 신축 아파트가 한국공항공사가 제시한 김포공항 주변 고도 제한을 위반해, 입주를 이틀여 앞두고 입주 승인이 불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김포시와 조합,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김포시 고촌역 인근에 399가구 규모로 지어진 한 아파트 단지의 입주 승인이 불발됐다. 단지가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해 공항시설법과 시행규칙 상 '공항 주변 장애물 제한 표면 내'에 건축물을 지을 경우 한국공항공사와 협의가 필요한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단지는 김포국제공항 반경 4㎞ 이내에 위치해 한국공항공사가 요청한 고도제한을 지켜야 했지만, 이를 0.63~0.69m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김포시의 사용승인 협의를 거부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시가 2019년에 사업계획 승인 신청에 따른 협의 요청을 했고 당시 57.86m로 제한 높이가 돼 있어 제한 높이 미만으로만 건축물을 시공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며 “작년 12월 22일 김포시가 공동주택 사용검사 신청에 따른 협의 요청이라고 공문을 보내왔으나 일부 건물이 0.63~0.69m를 초과한다고 김포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포시도 2020년 3월 사업계획 승인 단계부터 고도 제한을 허가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시공사와 감리단은 12차례에 걸쳐 감리‧준공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고도제한을 지킨 것처럼 김포시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양우건설과 감리단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건설사가 제안한 입주자 이사 계약 위약금과 임시 숙박 이용비 지원 등의 보상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도 감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련 법에 따른 벌점을 부과해 양우건설의 사업 입찰을 제한하기로 했다. 조합은 지난 연말에서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6일쯤 김포시로부터 해당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당장 12일부터 입주 예정이라 당일 3가구가 입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달말까지 23가구, 3월까지는 54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 이런 사태가 벌어진 만큼 입주를 하겠다는 사람이 적을 것”이라며 “올해 3월까지 중도금 대출 만기일이 다가와 사용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399가구가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양우건설이 변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우건설 측은 고도 제한 규정에 맞도록 2개월 간 내부 엘리베이터 보완 시공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일보는 시공사 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이렇다할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포시 관계자는 “공항시설법에서 고도 제한 규정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하자가 있는 상태에서 입주 승인은 불가하다”며 “선 시정, 후 사용검사 수순으로 하되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제22조3항에 따라 지방공항청장이 해당 사항을 검토해 항공기의 비행 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될 경우 시설물을 설치를 통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잘못된 정보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공항청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가설건축물이나 피뢰설비 등에 적용되는 조항으로, 지방공항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22조3항을 보면 건축법에 따른 가설건축물과 피뢰설비, 건축물 옥상에 설치된 7미터 미만의 안테나 또는 유사 구조물, 타워크레인, 레이저광선 등에 적용되는 조항임이 명시돼 있어 해당 아파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