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뷰티맛집’ 떠올라…‘고품질‧저가’ 밀키트 인기 재점화
PB‧할인행사 확대…소비심리 한파 속 ‘집객’ 최우선 과제 부상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요즘 뜨는 ‘유행템’ 이면엔 ‘불황형 소비’가 자리한다.
불황형 소비란 경기 불황에 따른 가계 부담이다. 가성비, 가용비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다. 알뜰 소비의 확산이 유통가 전반 저가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 저가 화장품‧밀키트, 대형마트 PB 등은 불황형 트렌드‧마케팅의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다이소는 저가 생필품‧일회용품 등을 사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뷰티 맛집’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고물가에 ‘저렴이 화장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각종 SNS에선 ‘다이소 저가 풀 메이크업’ 콘텐츠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기는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다이소의 지난해 1월~10월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0% 늘며,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VT 리들샷’이다. 고가 평준화됐던 기능성 화장품을 멀티 브랜드숍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자, 소비자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다이소 VT 리들샷은 초도입고 물량이 약 2주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다. 상품 물량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지속된 수요 증가에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연일 품절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밀키트의 인기도 재점화됐다. 밀키트는 집밥 및 전문점보다 떨어지는 품질 대비 비싼 가격으로, 구내식당‧대형마트 및 편의점 도시락에 밀리는 듯 했지만, 최근엔 고품질‧저가 전략을 강화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워홈 미식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8% 늘었다. RMR, 이색 메뉴 등 신제품 출시와 함께 꾸준히 맛품질을 개선한 것이 주효했단 평이다. 이마트, 백화점, 네이버, 쿠팡, 컬리 등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확대에도 주력했다. 대상 청정원의 구이, 볶음, 전골 등 ‘메인요리 간편식’ 판매량은 지난해 출시년도(2021년) 보다 60% 이상 뛰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PB 라인업 확대’와 ‘할인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상품은 직접 만든 ‘자체브랜드 상품’으로, 유통 마진, 마케팅, 영업 등 제품의 가격이 불어나는 요인들을 제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들어 두 번의 ‘값진행사’를 진행했다. 최대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다. 1탄은 새해 먹거리 위주로 할인 행사를 구성했으며, 이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10% 가량 매출이 늘었다. 2탄에서는 과일, 돼지고기, 라면, 우유 등 주요 식료품을 비롯해 화장지, 세제 등 생활 필수용품까지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상품을 중점으로 행사를 구성했다.
이마트는 ‘2024 가격파격 선언’을 통해 주력 중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파격 선언은 월별로 ‘식품 3대 핵심 상품’과 ‘가공식품일상용품 40개 상품’을 선정해 초저가에 제공하는 걸 핵심으로 한다. 불황형 소비와 맞물려, 해당 프로젝트 시작 1주일 만에 각 카테고리별 매출이 최소 40% 이상 늘었다. 특히 정상가 대비 반값 수준에 판매 중인 화장지, 세탁세제, 바디워시, 치약 등은 연초에 생필품을 쟁여두려는 수요와 맞물리며 고객 구매가 300% 이상 폭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가격을 설정하고 시기별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최근 소비자 동향과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의 특징을 분석하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체리슈머’ 등 알뜰소비 성향이 특히 두드러졌다”며 “소비심리가 크게 둔화된 시기, 집객이 최우선 과제가 된 만큼 가성비 라인업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