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본격적인 임금 교섭에 돌입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6일 2024년 임금협상을 위한 1차 본교섭을 시작했다.

노조는 지난 4일 임금교섭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달 9~12일에는 임금교섭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노조는 오는 3월15일 이전 체결을 목표하고 있다. 3월부터 정상적인 임금 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목표일까지 교섭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투쟁도 함께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는 평균 임금 인상률을 4.1%로 책정했다. 다만 공동교섭단은 이에 반발해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대표교섭권을 확보한 전삼노는 작년 9월 임금 협상을 재개했다.

2023년과 2024년 교섭을 병합해 진행되는 이번 임금 교섭에서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가 쟁점으로 꼽힌다. 노조가 임금 교섭을 앞두고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적당한 임금인상률에 대해 '6∼10%'라는 응답이 6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5% 이하' 22.7%, '11∼15%' 8.8% 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진다. 개인별 임금 인상 수준은 고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임금 교섭에서는 휴가 확대가 보장됐다. 사측이 2023·2024년 교섭을 병합하는 조건으로 휴가 개선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 조직이다.  지난해 말 조합원수가 1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달 9일 기준으로는 1만891명이다. 이는 전체 직원 12만4천여명의 8% 해당하는 수준이다. 창사 이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며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결정해 왔던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이재용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노조와 별도의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 노조와 임금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노사는 본교섭 11회, 실무교섭 20회 등 총 31회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제멋대로인 임금 인상안과 목표달성장려금(TAI)·초과이익성과금(OPI) 지급기준, 사업부 간 신입 연봉 차별, 기준 없는 특별 성과금 등 불확실한 임금 체결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3월 전에는 차질없이 의미있는 체결을 위해 주 1회 교섭에서 주 3회 혹은 그 이상으로 진행하고, 사안에 따라 3박4일 집중 교섭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