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총선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여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4·10 총선 이후 행보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비롯한 정치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강한 진영 대결 양상 때문에 각 당이 제시하는 정책들은 각 당의 지지율에 대부분 수렴하고 있다"면서도 "국회의원 정수 축소, 세비 중위 소득화 같은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을 훨씬 넘는 압도적인 지지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에 대한 서약을 공천 신청의 필수 조건으로 했다"며 "귀책 사유로 인한 재보궐 선거 무공천도 총선과 동시 치러지는 선거부터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주변 사람들이 비대위원장직을 강하게 만류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이겨서 '개딸 전체주의'와 '운동권 특권 세력'의 의회 독재를 강화하는 것이 이 나라와 동료시민을 고통받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국민의힘을 이끌면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 길을 가보기로 결심했다"며 "저는 (선거일인) 4월 10일까지 완전히 소진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여당의 방향성과 관련해 "집권 여당으로서 약속하면 반드시 실천하고, 허황된 말로 국민을 현혹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차 해소 공약들은 우리 당이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에서 비롯하는 것이며, 우리의 그 책임감이 국민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은 다를 수 있고, 서로 의견을 갖고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 되는 것"이라며 "한쪽의 생각이 무조건 지배하는 관계가 안 좋은 관계"라고 제언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과 굉장히 오래된 사이다. 여러 가지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여러 가지 인연이 있다"며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굉장히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 관계는 낄 자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두 사람 간 갈등 배경으로 지목됐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는 "굉장히 저열한 몰카(몰래카메라) 공작이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해서는 "분명히 의도를 가지고 친북적인 사람이 공격적인 의도로 했다는 게 너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만장일치로 준연동형 비례제도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정치 공학적 행태라는 의견이다. 그는 "이렇게 만장일치로 (준연동형 비례제를) 할 것이면 왜 지금까지 선거제를 두고 지지고 볶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민주당은 정치 공학과 당리당략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총선 결과가 만족할 수준이 된다면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총선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정말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총선 이후 이기든 지든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 저는 그것을 알고 나왔고 그렇기 때문에 (대선 출마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