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의 이번 판결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2012년 초 불거진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의 재정 위기로 더블딥(이중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점을 경계한 것으로 업계는 진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경영권 유지를 위해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게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우선 재계는 이번 판결을 반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을 포함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번 판결을 ‘경제 살리기’의 첫 걸음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한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중국 경제의 더딘 성장 등 올해도 세계 경기가 불투명하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국내 경기에 훈풍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는 한화그룹 측이 더 강하다.
김 회장이 이라크 누리카밀 알-말리키 총리와의 독대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이후 추가 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누리카밀 알-말리키 총리가 김 회장과의 만남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 단체 등 시민 단체는 이번 판결을 우려하고 있다. 현 정부의 ‘재벌 엄벌’ 기조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이들 단체는 우리나라가 3권 분리 민주국가이지만 당초 박 대통령이 정치인, 대기업 경제 사범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법 집행을 강조했으나, 이번 판결로 과거 정권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 시민모임 김재옥 회장은 사견임을 전재로 “이번 판결이 이유가 있는 지, 적절한 것인 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이들 총수의 행위가 국가 경제와 국민에게 끼친 악영향을 고려할 경우 일벌배계를 통해 향후 같은 일이 되풀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CJ그룹 이재현 회장,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등이 재판을 받고 있으나, 이들 기업들은 이번 판결로 조심스럽게 ‘장밋빛 희망’을 품고 있는 눈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