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톰 스워지, 공화 마지 필립 8%p차 제압
'대선 지지율 열세' 민주, 반격 교두보 마련
'대선 지지율 열세' 민주, 반격 교두보 마련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민주당이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러진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을 꺾고 승리했다. 이번 승리는 민주당 대선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열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모처럼 기세를 올린 민주당이 분위기를 대선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주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톰 스워지가 약 54% 득표율로 승리했다. 양자 대결로 펼쳐졌던 대결에서 공화당 마지 필립은 46%를 차지해 패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 지역구의 공화당 소속 현직이던 조지 산토스 의원이 거짓 이력과 선거자금 유용 등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제명되면서 치러진 데다, 뉴욕주가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리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뉴욕주 제3선거구가 포함하는 롱아일랜드 지역의 최근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이 강세를 보인 상황에서 공화당 보유 의석을 탈환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하원 의석 차를 6석(공화 219석-민주 213석)으로 줄이게 됐다. 미국 매체들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대선의 중요 쟁점이 된 국경통제, 즉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한 시사점이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뉴욕주는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 통로인 남부 국경과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지만 최근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된 불법 이민자들을 현지 주정부가 뉴욕과 같은 북부 대도시로 대거 이송하면서 뉴욕주에서도 불법 이민 문제는 '핫이슈'로 부상했다. 국경 상황이 공화당의 대여 공세 핵심 쟁점이 된 가운데 스워지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불법 이민 통제 강화를 위해 여야 모두와 머리를 맞댈 것이라며 비교적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입장을 개진했다. 따라서 스워지의 승리는 국경을 현 상태 그대로 방치해서 11월 대선 때까지 끌고 가는 것이 마냥 공화당에 유리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이번 보궐선거 승리는 민주당 대선 유력주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5개월간의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서지 못하고 있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지난 1일 공개한 미 전역 유권자 대상의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민주당이 분위기 반전의 물꼬를 텄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결과를 최근 불거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 안보 체제' 부정 발언을 함께 동력 삼아 지지율 역전을 노리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선 캠프가 '트럼프 망언'과 '보궐선거 승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스워지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을 분리하는 전략을 썼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가도 청신호로 보기엔 무리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