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李, 지지층 흔들리자 위기감 느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개혁신당 내에서 이낙연 측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통합을 파기하려 한다고 19일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진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새로운미래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이라며 두 세력 간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김종인을 끌고 오기 위해 이낙연을 지워버리려는 의도로 오늘 최고위에서 말도 안 되는 비민주적 안건을 강행했다"며 "(이준석 대표가) 전체적으로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선거 관련된 모든 일체를 전권 이임한다는 것이 정상적인가"라며 "이것을 계속 주장한다는 건 통합을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 위임'과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 등의 안건을 다수결로 의결했다. 선거 캠페인과 정책 권한은 공천권과 함께 총선 때 당대표가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권한인데, 이를 이준석 대표가 갖게 된 것이다. 아울러 '당원 자격 심사위'가 설치되면서 이준석 대표는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와 같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결이 다른 인사들의 입당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이준석 대표 측 주도로 표결이 진행되자 이낙연 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통합을 파기하려는 이유에 대해 "지지층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껴 통합을 파기한 것"이라고 했다. 관련해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새로운미래측에서 오늘 최고위 표결에 불응하기 위한 비난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응하지 않겠다. 민망하다"며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 전액을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지난 15일 의원 정족수를 충족해 약 6억원의 정당보조금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 김 최고위원에 의해 언급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제3지대 창당을 앞두고 관련 조언을 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동안 이준석 대표에 대해 호의적 평가를 해왔는데, 지난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는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개혁신당을 만들어 나름대로 잘 끌고 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합해야 한다'는 소리가 하도 나오니까 갑작스럽게 합친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