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역대 최고치 갱신 11번가, 강제매각 그림자 속 기업가치 제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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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역대 최고치 갱신 11번가, 강제매각 그림자 속 기업가치 제고 ‘승부수’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2.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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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흑자 전환 목표…긴축 경영 돌입 및 핵심 사업 강화
강제매각 작업 탄력 관심…인수후보로 알리바바, 큐텐 등
안정은 11번가 사장. 사진= 11번가
안정은 11번가 사장. 사진= 11번가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11번가가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 주도의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막바지 실적 개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 포화 상태에서 내실 강화와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어떻게 구사할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은 10% 성장한 865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동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지난해 17% 감소한 125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635억원, 348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떨어졌으나, 영업손실 규모를 24% 줄이면서 영업손실률을 13.2%까지 축소시켰다. 이는 지속적인 비용 통제의 결과로 보여진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5~7월 3개월 연속, 그리고 12월까지 네차례에 걸쳐 오픈마켓(OM) 사업 기준 월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오픈마켓 EBITDA 흑자를 냈다”면서 “올해 1분기 내 오픈마켓 사업이 온전한 수익 기조에 들어서고, 연간 기준 오픈마켓 사업 흑자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는 강도 높은 긴축 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사업은 지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홈앤카’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티켓 11번가’ 서비스를 철수했다.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것이다. 지난해 11월말에는 만 35세 이상,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첫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버티컬 서비스(전문관)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신선밥상(신선식품), 우아럭스(명품), 리퍼블리(중고·리퍼), 키즈키즈(유아동) 등 전문관을 구축했다. 인테리어, 리빙,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신규 버티컬 서비스 확충을 구상 중이다. 버티컬 서비스 확장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인기 카테고리의 버티컬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인 만큼, 올해 쇼핑 경험의 폭을 확장할 계획이란 게 회사측 입장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불황형 쇼핑 트렌드가 확산하자 지난해 10월부터 ‘9900원샵’을 오픈하는가 하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 ‘Ai홈’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슈팅배송 ‘소비기한 임박’ 상품의 구매객 수가 상반기(1~6월) 대비 하반기(7~12월)에 2배 늘었다. 해외 직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적 향상을 위해 박차를 가면서 강제매각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11월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면서, 매각의 열쇠를 재무적 투자자(FI)가 쥐게 됐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선취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희망 매각가는 5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내외)와 비교해 한참 부족한 수치로 투자 원금과 이자만 확보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수 후보로 알리바바, 테무, 큐텐 등이 거론된다. 11번가 관계자는 “매각 진행 주체가 FI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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