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석열 대통령의 '유권자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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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열 대통령의 '유권자 토론회'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4.03.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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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염재인 기자
정치경제부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굵직한 정책 현안을 발표하는 등 민생 행보에 한창이다. 명칭도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다. 대통령실은 민생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용인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울산, 대구 등에서 연달아 민생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는 언뜻 보면 훈훈한 모습이다. 새해 벽두부터 대통령이 민생을 위해 발로 뛰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문제는 현재 정치권에서는 총선이라는 전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주요 격전지를 다니며 각종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 야권을 중심으로 '관권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여당은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일환으로 선거 개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총선 전 행보를 문제 삼으며,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개최의 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방문을 한 전례가 있다. 다만 그간 대통령의 지역 방문은 일회성에 그친 데 반해, 윤 대통령의 경우 민생 행보라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총선용 정책 발표'의 향연이다.  일단 민생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에는 정책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선심성 정책'이 대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발표하는 정책 다수는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거나 사회적인 합의 등이 필요한 것들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일정 과정에서 정책 실현을 위한 입법을 강조하며 "법률을 개정해야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께서 뜻을 모아서···"라며 여당의 총선 승리에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급한 마음에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려다 보니 '날림 정책 발표'도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상속세 완화를 시사한 뒤 야당이 '부자 감세'라며 비판하자 하루 만에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받거나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윤 대통령은 '관권 선거'라는 비판에도 여야 접전지를 찾아 공약을 남발하고, 과거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선거 국면에서 노골적인 정치 행보를 거듭한다면 그건 민생토론회가 아닌 '유권자 토론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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