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두 달째 3%대…내주 금통위 조기 금리인하론 일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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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두 달째 3%대…내주 금통위 조기 금리인하론 일축 전망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4.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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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환율·고유가 3高 지속...금리 인하 부담 요인
연준, 신중론 고개...한은도 "물가 경로 불확실성 커져"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멀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사진=연합뉴스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멀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점점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도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감도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여전히 불안한 물가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 고환율과 고유가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인하 신중론은 더 힘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3%대에 올라섰다는 점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12월 3%대를 지속하다 올해 1월(2.8%) 2%대로 떨어진 이후 다시 2개월 연속 3.1%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11.7%로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19.5% 올라 6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개월 이상 10%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2월∼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1.2% 올라 2월(-1.5%) 대비 상승 전환했다. 이는 1년2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월 평균 배럴당 84.7달러를 기록, 전월(81.2달러)보다 비싸졌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2일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황 부진에 따라 당분간 높은 농산물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과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 미국의 견조한 경기에 수요 압력까지 겹치며 유가는 상방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5.15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44달러(1.7%)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1.5달러(1.7%) 오른 배럴당 88.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선물가격 모두 종가 기준으로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것 역시 환율을 끌어올려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6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뚝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전 70%대에서 현재 60%대로 낮아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줄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원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진 영향이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5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2.7원 오른 수준으로 종가 기준으론 올해 들어 가장 높다.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는 수입물가를 밀어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원유와 곡물가 등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물가 예측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수록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높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과 고물가에 더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한은이 선뜻 금리를 내리기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편 한은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당초 시장에선 한은이 늦어도 7월에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8월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한은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는 7월, 8월, 10월,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통화긴축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3분기로 미뤄질 경우 금융권에 미치는 여파가 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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