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요지부동 고금리에 5월도 부동산 ‘옥석가리기’ 지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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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요지부동 고금리에 5월도 부동산 ‘옥석가리기’ 지속되나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4.04.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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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도 미 금리인하 기미 안 보여
전문가 대다수 "입지·분양가 따른 쏠림 심화"
지난달 19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본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 서울시민이 지난 3월 19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고금리 장기화 및 분양가 상승 장기화로 국내 분양 시장은 입지와 가격에 따른 '옥석가리기'가 한층 더 심해질 전망이다.

3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 조사에 따르면 5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43개 단지, 총 3만9593가구다. 이 중 3만393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난 3월 청약홈 개편과 총선 등을 이유로 일정이 미뤄졌던 주요 아파트 단지 분양 물량이 5월에 쏟아지는 모양새다. 수도권에서 2만3404가구, 경기도에선 1만8981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에는 2459가구, 인천에서는 1964가구가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5월 늘어나는 분양물량은 미분양 가구수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대거 풀린 상황인 만큼 지역별로 입지에 따라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면서 국내 고금리 지속으로 내 집 마련 부담이 여전하다. 실제 서울의 경우 평균 두자릿수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지방의 경우 최근 대구 범어동과 같이 입지적으로 학군지라는 특수성이 없는 이상 한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의 안전마진이 확실한 주요 입지에서는 무순위 청약이 흥행하는 반면 시세차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서울에 위치한 단지라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몰리면서 수십만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서울 강서구 ‘화곡더리브스카이’는 지난달 14번째 무순위 청약(임의공급 14차)에도 경쟁률이 저조했다. 20가구 모집에 71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3.6대 1에 그쳤다. 시세 대비 차익을 남기기 어렵고, 선호도가 낮은 입지가 영향을 줬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고금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고, 분양 시장에서도 지역과 브랜드 등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향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주물량은 부족하고, 전셋값은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지역이나 가격 등 옥석 가리기를 감안하면 공급 부족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선호 지역이나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이어도 위치가 괜찮은 경우 대기 수요가 꾸준한 편이고 서울도 1순위 평균 경쟁률은 수백대 1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이나 4월의 경우 공급량이 적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지만 서울 쏠림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도 “금리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한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 등이 인상되며 분양가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분양가의 경쟁력 그리고 입지 등에 따라 양극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 급등 여파에 장기적으로 신규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분양 전망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불확실한 집값 전망 등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 수요가 일부 살아날 수 있지만, 지방 시장일수록 입지·분양가에 따른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청약제도 개편으로 특별 공급 조건에 해당하게 된 사람들은 입지가 좋고 분양 받았을 때 마진이 날 만한 단지에 청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반기,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지역 내에서도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특정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등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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