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전략·식료품 집중으로 이커머스와 차별화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와 편의점의 외형성장에 밀리던 대형마트가 올 1분기에 본업을 강화하면서 반등했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1분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이마트의 별도 매출은 4조20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올랐고,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44.9% 늘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1조4825억원,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35.3% 씩 증가했다.
업계는 이같은 실적 증가의 원인으로 지난 1분기 고물가로 가계실질소득이 크게 감소한 시기에 대형마트가 초저가 상품을 강화하면서 고객이 몰린 것으로 봤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은 512만 2000원으로 1년 전(505만4000원)보다 1.4% 늘었다. 가계소득은 지난해 2분기 0.8% 감소한 뒤로 3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2021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한 것으로,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실질 근로소득은 3.9% 감소해 2006년 관련 통계에 1인 가구가 포함된 이래 1분기 기준 가장 낮았다.
양사는 모두 고물가 상황에서 온라인 유통업체가 따라잡기 어려운 영역을 찾아내기 위해 신선하고 질 좋은 제품의 파격적인 할인 행사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전략에 집중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초저가에 선보인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제철 농산물을 비롯해 수요가 크게 늘어난 체리와 생블루베리 등을 할인한다. 아울러 상반기 주류위크 행사에서 인기 위스키와 고량주 등을 최대 40% 할인했다.
특히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는 통합을 통해 매입 단가를 낮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달 30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합병되고 나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식료품 전문 매장인 그랑 그로서리에 역량을 쏟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는 매일 고객들의 식사 메뉴 걱정을 덜어준다는 콘셉트로 밀키트, 즉석식품의 가짓수를 파격적으로 늘렸다. 은평점의 경우 대형마트 최초로 식품과 비식품 매장의 비중을 9대1로 구성하며 과감한 시도를 감행했는데, 리뉴얼 6주 만에 고객 수가 기존보다 15%, 매출이 10%가량 늘어났다.
아울러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작업으로 판관비 감소 등의 효과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을 개선할 방침이다. 마트와 슈퍼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로서리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에서도 K-푸드 중심의 PB 상품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