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일대서 징후 포착…27일 한중일 정상회의 겨냥
한미 공중정찰·해군 해양순찰에 "공세적 대응할 것" 위협
한미 공중정찰·해군 해양순찰에 "공세적 대응할 것" 위협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우리 군 당국이 북한 동창리 일대에서 군사 정찰위성 발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임박 단계는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주 중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6~27일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만큼 이후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26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최근 북 동창리 일대에서 '북 주장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로 추정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우리 영공으로 진입하면 요격할 준비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은 국제 기구에 통보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해 궤도에 위성을 올린 뒤 올해 추가로 3개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찰위성 1호기를 3차례 시도 끝에 쏘아 올렸고, 3번 모두 국제 기구 절차에 따른 대외 통보를 거쳤다. 국제해사기구(IMO) 및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발사 예고 기간을 통보했는데, 이번에도 사전 통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는 북한 서해 위성 발사장이 있는 곳으로 동창리 일대에서 차량, 인원, 장비 등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됐지만 최근 그 빈도가 높아지고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 군 당국 감시망에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후 발사체 궤적 등을 추적·계측·평가하는 데 필요한 장비 등도 식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르면 이번주 정찰위성 발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특히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북 문제 대응에 있어 다소 견해차가 있는 한일과 중국 간 균열을 부각하고, 4년 5개월 만의 소통 분위기를 깨려는 의도가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이날 한미 공중 정찰과 한국 해군·해양경찰의 기동 순찰로 자위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24일 우리 군사 최고 지도부가 이상과 같은 국가 주권에 대한 적들의 도발적인 행동에 공세적인 대응을 가하라고 지적했다"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이 침해당할 때 우리는 즉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한미 공중 정찰 수단이 정탐 행위를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지금도 미국과 한국 괴뢰 공군은 (중략) 전시 상황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공중 정탐 행위를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해군·해양경찰의 기동 순찰로 인해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 국경선을 침범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해상 주권이 계속 침해 당하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어느 순간에 수상에서든 수중에서든 자위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정식 경고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