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날개’ 위 핑크빛 로맨스 한가득
故최종현 회장 영향…정략∙중매결혼 아닌 연애결혼이 대세
최태원 회장, 정경유착 의혹에도 대통령 딸과 소신 연애결혼
개인의사 존중에도 학계부터 정계까지 다양한 가문과 혼사
경영에는 아들들만 참여…1대∙2대회장의 자손들 전면배치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한동안 대한민국에 ‘꽃남’ 열풍을 몰고 왔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의 신화그룹 후계자 구준표와 서민 금잔디의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그려낸 국내 최고 재벌 강산그룹 상속녀 강혜나와 전직 ‘제비’(?) 출신 집사와의 애틋한 사랑은 정말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재벌家의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연이어 전파를 타게 되면서 현실 속 재벌들의 ‘혼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3,4세 젊은 경영인들의 경영행보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혼맥관계가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그룹들의 드라마틱한 ‘그들만의 로맨스’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철옹성처럼 엮인 재벌家의 혈연관계를 집중해부해 본다.
재벌가에는 서로간의 이해득실을 따진 정략결혼이 보편화된 듯 보이지만 유독 SK그룹의 2세들에게는 정략∙중매결혼이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故최종건 창업주의 동생이자 2대회장을 맡았던 故최종현 회장의 연애론이 최 회장의 자녀들은 물론 조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 최 회장은 혼사에 있어서도 값비싼 예물을 주고받는 등의 허례허식도 지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창업주 작고 후 동생 최종현 회장이 2대 수장 맡아
SK그룹 일가의 혼맥도는 연애결혼이 주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학계부터 권력층에 고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얽혀있다. 대표적으로 최종건 창업주의 사돈으로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김이건 전 조달청장 등이 있으며 최종현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태화기연 김영철 회장 등과 사돈관계에 있다. 노 전 대통령 집안과의 혼인으로 재벌혼맥의 중심인 삼성, LG, 현대, 두산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도 ‘사돈의 사돈’으로 연결되게 됐다. SK그룹은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73년 폐암으로 별세하자 바로 손아래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2대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이끌어왔다. 1926년 수원에서 최학배공과 이동대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최종건 창업주는 49년 노순애 여사와 결혼, 슬하에 3남4녀를 뒀다. 이 둘의 결혼은 노 여사의 조용하고 얌전한 품성에 반한 창업주 누나인 최양분 여사의 적극적인 지지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창업주의 장남 故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차남 최신원 SKC 회장은 백종성 제일원양 대표의 딸 백해영 여사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 정원씨는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 광천씨와 결혼했으며, 차녀 혜원씨는 금융인 박주의씨의 아들 박장석 SKC 사장과 결혼했다. 3녀 지원씨는 한길수 우림산업 대표의 아들 상구씨와 결혼했으며, 4녀 예정씨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 동욱씨와 결혼했다. 최 창업주와 이 전 중앙정보부장은 서로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했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의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치과의사인 최유경씨와 결혼했다.자유로운 연애관 불구 ‘권문세가’와 인연
최 창업주 작고 후 최종현 전 회장이 그룹 2대 수장 역할을 맡게 됐다. 당시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을 비롯한 창업주의 자녀들이 어렸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생인 故최종현 전 회장이 회사를 꾸려 나가게 된 것.가문의 아들들, 각 분야서 능력 발휘
현재 SK그룹은 창업주 故최종건 초대회장과 동생 故최종현 2대회장, 전문경영인 손길승 회장에 이어 1989년부터 최종현 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중 SK(주), SK가스, SK텔레콤 등 에너지∙통신부분은 최종현 2대회장의 아들들인 태원-재원 형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SKC, SKC, SK건설 등 화학∙건설 부문은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인 신원-창원 형제가 맡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