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사태 빗겨간 인뱅 3사 호실적 행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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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사태 빗겨간 인뱅 3사 호실적 행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는 부담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6.1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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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주도권 잡은 인뱅...주담대 1년새 5조 이상 급증
시중은행 3배 달하는 연체율...부실채권 증가 등은 숙제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3사는 모두 올 1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카카오뱅크는 일부 지방은행의 실적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부문에선 시중은행 고객도 상당수 뺏어왔다.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배상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험이 전혀 없고 중저신용자대출 규제완화로 건전성 관리에 숨통이 트인 점이 올해 인터넷은행들의 호실적을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843억원)에 견줘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1019억원에서 1112억원으로 9.1% 뛰었고 케이뱅크는 104억원에서 507억원으로 약 5배 늘었다. 토스뱅크는 전년 1분기에 280억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올 1분기엔 148억원의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3사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순이익(1012억원)을 넘어섰고 부산은행(1252억원)과 대구은행(1195억원)의 실적을 위협했다. 케이뱅크도 전북은행(563억원)의 당기순이익에 근접했다. 인터넷은행들이 급성장한 이유는 저금리로 주담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에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다른 은행에서 넘어온 대환대출 비중이 각각 67%, 62%로 주담대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한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은 5대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에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곤 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된 지난 1월 카카오·케이뱅크로 넘어온 주담대 규모는 5722억원으로 같은 기간 5대은행을 합친 3212억원보다 약 1.8배 많았다. 주담대가 없는 토스뱅크는 대신 전월세대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올 1분기말 잔액이 956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말(406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3월말 기준 토스뱅크의 전세자금대출(잔액기준) 평균금리는 3.82%로 국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3%대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홍콩 ELS와 부동산 PF 부담을 겪는 동안 성장세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5대은행은 올 1분기 홍콩 ELS 자율배상을 위해 총 1조6550억원을 충당금 형태로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8% 줄었다. 아울러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규제가 완화된 점도 인터넷은행으로서는 호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까지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로 각기 달랐던 3사의 목표비중을 올해 일괄적으로 30%로 맞추는 등 중저신용자 공급계획을 수정했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연체율 관리가 수월해졌다. 다만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부실대출 규모와 연체율도 함께 급증해 건전성 관리에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인뱅 3사의 NPL(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전년 동기 3339억원 대비 43.3% 증가한 47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1849억원 △토스뱅크 1651억원 △케이뱅크 1284억원 순이다. NPL은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이다.  은행의 주요 건전성을 체크하는 지표가 되는 NPL 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p 상승한 평균 0.68%로 집계됐다. △토스뱅크 1.19%(+15bp) △케이뱅크 0.87%(-7bp) △카카오뱅크 0.45%(+2bp) 등이다. 5대 시중은행 평균 비율이 0.28%라는 점을 감안할 인뱅의 NPL 비율은 3배 가까이 높아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진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 또한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원금을 비롯, 이자를 회수하지 못한 대출이다. 올해 1분기 총 무수익여신 규모는 6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3441억원 대비 89.6%나 급증했다.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연체율 역시 0.92%(+1bp)로 1%에 육박한다.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인 인뱅의 영업 구조상 연체율과 NPL 지표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뱅 3사는 올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목표치인 30%를 상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라고 해서 반드시 상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니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등 대출 비중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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