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현대로템이 최신형 다목적 무인차량 '4세대 HR-셰르파'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4일과 17일 제주도와 대전광역시에서 각각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와 '2024 첨단국방산업전'에서 4세대 HR-셰르파 디자인을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현대로템이 현대차그룹과 협업해 개발한 HR-셰르파는 군인을 대신해 감시나 정찰, 전투, 부상병 및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넓은 확장성을 갖춘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차세대 무인화 장비로 다목적 무인차량 개발 사업을 방위사업청(방사청)에 제안했다. 군 병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전장 인명 피해 최소화가 우선시되는 추세 속에서 무인화 장비가 필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2020년 12월 방사청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사업을 단독 수주한 현대로템은 1세대 최소개발 시제, 2세대 신속시범획득 시제, 3세대 강건화 시제, 4세대 구매시험평가시제 순으로 6년 넘게 HR-셰르파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2021년 6월에는 국내 최초로 2세대 시제 차량 2대가 군에 납품돼 6개월 동안 야전 시범 운용을 마쳤다. 군의 긴급 소요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현대로템 설명이다. 지난해 6월과 9월에는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과 건군 75주년 행사에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4세대 HR-셰르파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으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무인화, 전동화 등 고도화한 기술력뿐만 아니라 내구성과 안전성, 디자인 등 기본에 충실한 차량 제조 기술이 이식됐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고대 그리스 중장보병 전투대형이자 당대 최고의 수비 전술로 불리던 '팔랑크스'에서 착안했다. 팔랑크스는 밀집대형으로 배치된 보병들이 방패로 견고한 벽을 치고 장창으로 적군을 내리찍어 공격하는 전술이다.
강력한 방어력으로 병력 피해 최소화에 기여했던 팔랑크스 전술은 최근 전세계적인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 공백을 무인 기술로 대체해 안보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HR-셰르파의 개발 목적과도 상당 부분 맞닿아있다.
차량 상부에 탑재된 원격사격통제체제(RCWS)의 총구는 팔랑크스 전술에서 적을 제압하던 용맹한 장창처럼 정면을 향하고 있다. 차체는 바다거북의 등껍질처럼 견고하고 강인한 인상을 주면서도 곳곳에 매끄러운 유선형 마감이 돋보이는 입체적 디자인이 강조됐다.
임무 시 엄폐에 유리하도록 전고(전체 차량 높이)를 낮춰 험한 야지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지상고(지면부터 차량 바닥면 높이)는 높여 장애물 극복 능력을 대폭 개선했다. 아울러 럭비선수 헬멧 형상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텍션 가드', 6륜으로 구성된 독립 구동 바퀴 등도 기본 임무 수행 능력은 물론 외부 충격을 흡수해 안전한 환자 이송 및 물자 보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4세대 HR-셰르파는 대한민국 육군이 바라는 다목적 무인차량으로 완전히 거듭나기 위해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모든 면에서 수많은 담금질을 거듭한 모델"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우수한 기술력이 집대성된 HR-셰르파가 향후 국가 안보의 한 축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