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뛰어든 업체 상황도 우려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 원전정책을 환영하던 건설사가 원전의 핵심 연료인 우라늄 가격 폭등으로 내심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에만 50% 이상 매장돼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최근에는 수출이 원활치 않고, 주요국들도 최근 SMR 기술 개발에 뛰어들며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3기를 비롯해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건설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국내 건설사는 정부 원전정책에 환영하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발표될 때 시공사와 원전 기자재 납품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일감은 13년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SMR을 비롯한 원전이 대세로 자리잡는다고 해도 우라늄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되면서 건설사 비용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라늄 가격은 더 올랐다. 러시아엔 전 세계 우라늄 50%가 매장됐고 전 세계 공급량 20%를 책임진다. 전쟁이 길어지자 천연가스를 대체할 에너지가 마땅치 않던 러시아는 원자력으로 에너지 정책을 돌렸고, 미국도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등을 금지하자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랐다.
지난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에 따르면 최근 5년 우라늄 가격은 22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75%)과 구리(66%), 리튬(17%)과 은(99%) 상승 폭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김성환 전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은 석탄화력과 함께 원전을 대표적 레드오션 산업으로 분류했다. 그는 레드오션 산업인 원전에 뛰어드는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나라 경제 원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물론 별다른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원자력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동욱 중앙대학교 교수는 “원자력에서 신기술 개발은 장기적인 과제”라며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고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든 일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전업계 관계자도 “과거 탈원전으로 인해 SMR 경쟁에서 다소 뒤처졌지만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다”며 시장을 선점할 충분한 기회는 있다고 전망했다.
DL이앤씨 측 관계자는 “탄소배출 관련 규제가 늘고 전력 수요량이 증가하는 상황이기에 SMR은 주목받는 시장”이라며 “관련 선도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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