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휴진 철회… 의협 ‘무기한 휴진’ 기세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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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휴진 철회… 의협 ‘무기한 휴진’ 기세 꺾이나
  • 이용 기자
  • 승인 2024.06.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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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 오늘부터 정상 근무… “환자 불편 막기 위한 조치”
의협 포함 ‘올특위’, 정부와 물밑 협상 중… 27일 무기한 휴진은 예정대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환자들의 불편을 막기 위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부 의대 교수들도 휴진 강행에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7일 예고한 ‘무기한 휴진’의 기세가 한 풀 꺾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에 따라 오늘부터 휴진을 중단했다. 산하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병원 4개소는 다시 정상근무에 나선다.
비대위 투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192명(20.3%)이었다. 본래 일부 서울대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일주일 휴진 지속’이란 의견은 있었지만, 결국 17일 시작된 무기한 휴진은 일주일도 채 못 가 닷새만에 중단됐다. 당초 비대위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완전 취소 △상설 의·정협의체 설치 △2025학년도 의대정원은 교육 가능한 수준으로 재조정 및 2026학년도 이후 정원은 근거를 기반으로 재논의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가 이 요구를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음에도 비대위가 휴진을 철회한 이유는, 환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비대위는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이며, 무능한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이 먼저 휴진 철회에 나서면서, 타 의대교수 단체도 무기한 휴진을 강행하기엔 부담스런 모양새가 됐다. 연세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2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을 결의한 상태지만, 서울의대의 휴진 중단 발표 이후 재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무기한 휴진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성모병원도 휴진 여부를 논의하는 단계다.
대전 충남대병원 교수협의회는 전문의(교수) 264명을 대상으로 무기한 휴진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인 57.2%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취지는 동의하지만 무기한 휴진에 동참하진 않겠다 38.6%, 취지에 반대하며 참여할 생각이 없다 4.2%로 나타났다. 사실상 무기한 휴진에 실제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총 42.8%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성균관의대 관계자는 “의대증원과 사직 전공의 처벌에 반대하는 마음은 여전하나, 그 과정에서 환자가 소외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환자들에겐 피해를 주지 않는 최선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의대교수마저 휴진 대열에서 빠지게 될 경우, 의협이 예고한 27일 무기한 휴진 동력은 크게 소실될 전망이다. 의협은 최근 설립한 위원회 결정과 관계없이 당일 무기한 휴진을 강행할 예정이다.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 지난 22일 첫 회의를 시작했다. 정부와 올특위는 물밑 대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특위의 출범 의의는 의료계의 의견 통합인데, 특위는 모든 의대교수 단체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을 뿐더러 전공의 단체도 이 자리에 합류하지 않았단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올특위는 의대정원 문제를 재논의하잔 입장이지만, 정부는 이미 그 절차가 마무리 됐다고 못 박은 상태다. 만약 이 협상이 결렬된다면 의협 입장에선 예고한 무기한 휴진 외엔 방안이 없는 셈이나, 주요 병원 교수 단체와 전공의가 합류하지 않은 상황이라 파급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의사 사이에선 의협이 협회원들과 중요한 사안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개원가의 휴진 대열 합류도 요원한 상태다. 앞서 의협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27일 무기한 휴진 여부를 22일 올특위 회의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는데, 이후 그날 무기한 휴진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고 일정도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강남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27일 무기한 휴진하겠단 말도 궐기대회(18일)에서 처음 들었는데, 22일 휴진 여부 결정도 20일 브리핑에서 뉴스로 처음 들었다. 발표 시점부터 휴진 일정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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