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연체율 '3.55%'...2021년 이후 지속적 상승
증권사 건전성 리스크 부상…신탁사 우발채무 우려도
증권사 건전성 리스크 부상…신탁사 우발채무 우려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지속하고 건설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27일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부동산 PF 관련 금융 익스포저 현황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3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부터 둔화했는데, 이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진 가운데 금융기관이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위해 부동산 PF에 대한 신규 대출을 자제한 데 기인한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기준 3.55%로 2021년 이후 계속 상승세다. 특히 증권사(17.6%), 저축은행(11.3%), 여전사(5.3%)가 타 업권 대비 연체율이 높았다. 한은 점검 결과, 부동산 PF 대출의 경우 브릿지론과 본 PF 대출 모두 질적으로 다소 저하됐다. 브릿지론은 본 PF 대출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늘면서 대출 기간이 장기화하고 있고, 대출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본 PF 대출 역시 입지 여건 등이 불리한 사업장의 미분양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이 밖에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증권사의 보증 규모는 1분기 말 기준 18조2000억원, 부동산 신탁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인 신탁계정대는 5조4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증권사 PF 채무보증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데,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사에 비해 건전성 저하 속도가 빨랐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PF채무보증 비율은 2022년 6월 말 46.5%에서 올해 3월 말 33.0%로 하락했다. 전체 PF채무보증 중 브릿지론 비중(33.0%→27.9%)과 중·후순위 비중(78.6%→72.3%)도 축소됐다.한은은 부동산 부실 위험이 증대된 상황이나, 충당금 적립 확대, 자본 확충 등으로 금융기관 손실흡수능력이 제고된 점을 고려하면 PF 사업장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감독 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연착륙 방안이 PF 관련 시장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일부 비은행업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부실자산에 대한 경·공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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