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보관액 133조원 육박...올해 25조원 넘게 불어
해외주식 11.8조원 순매수...미국 주식 90% 비중 차지
해외주식 11.8조원 순매수...미국 주식 90% 비중 차지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박스권에 갖힌 국내 증시를 떠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종목을 중심으로 우상향세를 보이는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원정 개미’들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최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6일 기준 국내 원정개미들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949억7000만달러(한화 약 130조9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761억8900만달러·한화 약 105조1408억원) 대비 25조원 넘게 불어났다. 지난 19일에는 951억7600만달러(약 132조2471억원)로 사상 최고액을 다시 썼다. 이 중 미국 주식이 859억7492만달러로 전체 보관금액의 90.53%의 비중을 차지했다. 원정 개미들은 올해 들어 27일까지 해외주식을 총 80억3700만달러(한화 약 11조830억원) 순매수했다. 이중 미국주식이 77억21000만달러로 80%가 넘는 비중을 보였다. 이후 일본(5억27000만달러), 유로시장(1억2400만달러) 등에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홍콩(3억300만달러), 중국(3400만달러) 매도 순매도를 보였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장바구니에 밀어 넣은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로 17억7844만달러 순매수했다. 이어 테슬라(11억318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억3656만달러) 등의 순을 보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올해 들어 7조9036억원(21일 기준)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5조562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4660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미국 증시는 반도체와 AI 상승세를 등에 업고 훈풍을 맞고 있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수익률은 4% 후반대를 보이고 있는데,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15% 가까운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고금리 지속에 따른 가계 재무 부담이 확대하고 소비 여력은 약화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AI와 같은 성장 동력이 명확한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및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학가도 해외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국내 대학생 404명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동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가 ‘해외 주식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다. ‘대학 개미’들은 해외 주식 투자 지역으로 미국(86%)을 선택했다. 이들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로 ‘변동성이 비교적 낮고 글로벌 유망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