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다음 주에 230조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금융권의 사업성 평가가 마무리돼 '옥석 가리기'가 본궤도에 오른다. 금융당국은 부실한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 5일까지 금융회사들로부터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받는다.
금융회사들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되고, 엄격해진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장을 재평가해왔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주 금융회사들로부터 부동산 PF 사업장 정보를 넘겨받은 뒤 계량화된 내부 기준에 따라 자체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내달 5일까지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하면 자체 사업성 평가 결과와 대조·검증을 거쳐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부실하게 사업성 평가를 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각 금융회사는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상반기 말 기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특히 '부실우려' 사업장의 경우 충당금을 회수의문 수준인 75% 수준으로 쌓아야 한다. 사업성 평가가 마무리되면서 업권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이어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내달 말까지 재구조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매각을 추진하고,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제출한 재구조화 계획에 대해서도 부실한 경우 현장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옥석가리기 과정에서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권에서 지난해 새마을금고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상호저축은행·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6개 중앙회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 운영 대상 기관 선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내달 17일 공개시장 운영 대상 기관을 선정한다. 공개시장 운영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 등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 유동성과 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정책 수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옥석가리기 과정에서 일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권에서 부실채권비율이 올라가고 자본비율 떨어져 시장 심리가 불안해지고, 지난해 새마을금고 사태와 같은 유동성 위기 나타날 경우 마지막 기댈 수단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