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 "금통위원 2명 3개월내 인하 가능성 열어놔'"
물가 목표치 근접…10월 또는 11월 피벗 이뤄질수도
물가 목표치 근접…10월 또는 11월 피벗 이뤄질수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이 11일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2%)에 가까워졌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등이 불안하고 미국도 아직 정책금리를 내리지 않은 만큼 물가·금융·성장·해외 상황을 좀 더 봐가며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금통위는 동결 결정과 함께 의결문에서 물가 둔화에 대한 자신감과 기준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 등도 동시에 시사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동결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5월 회의 의결문의 경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만 예고하고, 인하 검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금통위는 물가에 대해서도 "앞으로 국내 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소비 회복세,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었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고,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이날까지 1년 5개월 28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다음 금통위 시점(8월 22일)까지 고려하면 3.50%는 1년 7개월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