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자 처벌해야 비극 반복되지 않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채 상병 순직 수사은폐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이미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만큼 채 상병 특검·국정조사와 함께 정부 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무능한 정부가 빚어낸 명백한 인재"라며 "하지만 최고 책임자들에 대한 법 적용 여부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유가족들께서 더는 홀로 싸우지 않도록 국정조사를 통해서 그 역시 진상과 책임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청주가 지역구인 송재봉 원내부대표 역시 "정부와 지자체의 잘못으로 열네 명의 평범한 시민이 지하차도에서 참변을 당했다"며 "오송 참사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난관리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도 유가족의 절절한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오송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국정조사에 동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8월 오송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채 1년 가까이 시간을 끌어왔다.
이후 전날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정조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국정조사 추진을 알렸다.
박 직무대행은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과 무대책에 대해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비극적인 참사가 벌어질 때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아무도 반성하지 않는 이런 정부가 과연 우리 대한민국 역사에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성찰이 없었고, 진상규명 의지는 박약했으며, 책임자를 엄벌하겠다는 태도는 더더욱 보이지 않고 있다"며 "총선에서 많은 민주당 의원이 약속했던 공약을 빠른 시간 내에 반드시 진행해서 다시는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송 참사는 명백한 인재다. '제방이 넘치려 한다'는 시민들의 외침은 무시당했고, 당국은 홍수경보에도 지하차도의 차량을 통제하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선 오직 자력으로 폭풍우를 헤치고 '각자도생'해야 했다"며 "온전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만,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을 허망하게 떠나보내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조사 추진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참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발족식을 통해 구체적인 국정조사 추진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채 상병 특검과 국정조사에 이어 오송참사 국정조사까지 동시에 추진하며 '무능한 정부' 이미지를 부각하고 유능한 야당, 수권 정당 능력을 대비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야권 관계자는 "채상병 특검과 국정조사에 오송참사 국정조사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데 부담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부 책임이 확실한 오송참사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데 여당도 대놓고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