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배터리, 캐즘 장기화에 투자도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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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K-배터리, 캐즘 장기화에 투자도 '브레이크'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4.07.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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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반등 노리지만 역래깅 효과에 '울상'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 20% 초반↓"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배터리 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배터리업계가 글로벌 완성차들의 신차 출시 계획 등에 힘입어 '상저하고'의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니켈,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 등으로 실적 회복이 늦어지는 모양새다.

2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올 상반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전방 시장 수요 둔화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역래깅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352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38억원) 대비 67.7%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효과가 없었다면 사실상 적자였다. 삼성SDI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7% 줄어든 5476억원에 그쳤다. 오는 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온은 올해 2분기에도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돼 11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올 1분기 기준 누적적자가 2조5876억원에 달한다.  

당초 배터리 업계는 수주 확보와 고객사의 신차 출시 효과 등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르노의 전기차 부문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도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1조원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달 계약을 시작한 EV3와 이달 사전 계약을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 생산 배터리가 탑재된다. 또 연말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9을 비롯해 아우디 Q6 e트론, 제네시스 G80 전동화 부분변경모델 등에도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다만 이같은 기대감에도 하반기 반등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목표치도 역성장으로 정정했다. 연매출 최소 4% 성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 초반을 밑돌 것"이라며 "북미 시장은 EV 성장률은 30% 중반에서 20% 초반 수준으로, 유럽도 20% 초반에서 10%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역시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제너럴모터스)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고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은 켄터키주 2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한편 에프엔가이드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1조1477억원, 8942억원이다.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한 SK온은 적자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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