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판결경정 '치명적 오류' 주장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면서 상고심 심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 진위와 주식 가액 등을 두고 양측의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혼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전날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0일 상고장 제출 이후 약 40여일 만이다.
통상 상고이유서에는 소송에서 다툴 개괄적인 내용이 담기는데, 최 회장 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 분량은 약 500쪽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고이유서에 담긴 핵심 내용으로는 우선 노 관장의 부친인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관련한 2심 법원 판단에 대한 최 회장 측의 반박 주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경(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보고 SK그룹 성장에 노소영 관장이 기여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SK 성장이 불법적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거나 6공화국의 후광으로 사업을 키워왔다는 판결 내용으로 저 뿐 아니라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또 2심 법원이 근거로 든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약속어음과 메모에 대해서도 진위를 다툴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주당 1000원으로 사후 경정(정정)한 것도 '치명적 오류'라고 문제 삼았다. SK그룹 측은 "“판결의 주 쟁점인 주식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극도로 과다하게 계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것에 대한 최 회장 측 반박도 상고이유서에 담겼다.
최 회장의 대리인단에는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홍승면(60·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51·28기)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노 관장은 법무법인 하정에 소속된 최재형(68·13기)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68·13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한편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고 2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