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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캐즘' 현상으로 전기차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포비아'까지 겹치면서 전기차 보급이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 대비 도심지의 약 70%가 아파트 같은 집단거주지 특성이 매우 커서 지상에 없는 공간을 대신해 지하로 주차장을 마련하고 당연히 지하에 충전기가 설치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곳에서 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당연히 지상 대비 악조건이 높아서 피해는 물론 사상자도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악조건을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의 대처는 매우 취약하다. 다음달 초 종합대책을 강구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특별히 안심시킬 수 있는 대안은 쉽지 않을 듯 하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보기에도 이 정도인데 국민이 보는 시각은 어떠할까?
현재까지 나온 대책은 한계가 크다. 전기차 충전율 제한, 지하 주차장의 스프링 쿨러 시설 강화, 전기차 주차 구역 차단벽 설치, 질식소화포 배치와 가능하면 이동용 수조 활용 강화, 좁은 골목과 지하로 진입할 수 있는 경소형 소방차 보급, 충전기 지상 유도, 과충전 예방형 충전기 설치 지원, 열폭주 없는 안전한 배터리 개발과 활성화 유도, 배터리 이력 관리제 활성화, 배터리 검사강화, 배터리 모니터링 앱을 통한 조기 경보 시스템 유도 등 정도다.
이번 전기차 포비아를 잠재우는 정책 중 서울시 정책은 매우 좋은 사례다. 우선적으로 아파트 입주자에게 전기차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권고한 부분은 선도적이고 전향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충전율 90% 미만도 좋은 방안이다. 분명한 것은 과충전, 과방전으로 인한 문제점은 전기차 화재의 요인 중의 하나인 만큼 낮은 충전율 확보는 분명히 전기차 화재 등에 좋은 처방이기 때문이다. 물론 80~90% 정도로 충전하고 전기차를 운행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최근 해양수산부에서도 전기차를 페리 등 선박에 실을 때 충전율을 50% 미만으로 권장한 부분도 같은 맥략이며, 국제 사회에서 신차를 카캐리어배 등에 옮길 때 전기차 충전율을 30% 미만으로 암암리에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 언급하는 90% 충전율이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약하다는 언급이 있으나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조치도 못하면서 언급만 하는 주장은 안하느니 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충전율을 낮추면 에너지의 집중도를 낮추면서 화염 전이 등을 낮춰 열폭주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현 상황에서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울시의 선제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는 당장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일선에서 반길 수 있는 정책이라 하겠다. 여기에 대규모 공용센터의 지하 급속충전기의 충전율 제한 등 다양한 종합적인 대처는 서울시 일선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항상 그렇게 하라는 것은 아니고 현재 비상시인 만큼 앞으로 좋은 대안이 나오면 새롭게 구축하면 된다.
지금의 전기차 포비아를 과연 잠재울 수 있을까? 정부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신의 일같이 생각하길 바란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 정책은 선제적이고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