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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김준규 검찰총장이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현금과 수표 등 400만원을 기자들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5일 검찰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음식점에서 각 언론사의 출입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김 총장을 비롯해 8명의 대검 간부가 나왔고 신문과 방송 기자 24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말에 따르면 김 총장은 저녁 식사가 끝날 무렵 '추첨 이벤트'를 제안했고 이벤트에서 당첨된 8명의 기자들에게 현금 50만 원을 건넸다.이 날 이벤트는 번호 두 개가 적힌 종이 한 장씩이 기자들에게 주어졌고, 기자들은 이를 두 장으로 찢어 그 가운데 한 장을 조그만 통에 모았다. 김 총장 등 대검 간부 8명은 돌아가며 이 통에 담긴 번호표를 한 장씩 뽑았고, 그 결과 8개 언론사 기자들이 당첨됐다. 김 총장은 당첨된 기자들에게 차례로 봉투 하나씩을 건넸다. 이 봉투에는 1만원권·5만원권 현금과 10만원권 수표가 섞여 50만원이 담겨 있었다. 봉투 뒷면엔 ‘검찰총장 김준규’, 앞면에는 ‘격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김 총장이 회식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400만원을 제공한 셈이다. 이 돈은 김 총장이 수사팀이나 내부 직원 등을 격려하는 특수활동비의 일부로 알려졌으며,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예산 항목이다. 김총장이 영수증 처리 없이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는 정황이다.회식이 끝나고 봉투를 확인한 기자들은 이튿날인 4일 봉투를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일부 기자는 대검에 돌려줬고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봉투를 모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검찰관계자는 “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한 일로 보이며, 촌지를 건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