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최근 국내에서 간편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김밥집이나 분식집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쌀밥 등 탄수화물 섭취 기피 현상과 인구 감소 △김밥을 취급하는 분식집 대신 편의점이나 카페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집 개수는 2016년 4만1726개에서 2020년 4만8822개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2021년 4만8898개로 76개(0.2%) 오르는 데 불과했고, 2022년 4만6639개로 4.6% 축소했다. 해당 기간 전국의 음식점 개수는 0.5% 감소했다.
이 시기 외식업 가맹점 개수는 지속 늘어났다. 2022년 외식업 가맹점 개수는 17만9923개로 전년 대비 7.4% 많아졌다. 업종별로는 한식과 제과제빵, 피자, 커피, 주점 가맹점 수가 모두 전년 보다 5∼13% 치솟았다.
업주들은 분식집에 오는 젊은 소비자가 줄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마포구의 한 김밥집 업주는 “두세명이 와서 김밥과 떡볶이나 라볶이, 라면, 만두 등을 다양하게 시켜두고 먹는 젊은 손님 비중이 전보다 줄었다”며 “식사 시간대에 김밥을 포장해가는 손님들은 대부분 시장 상인들”이라고 전했다.
한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도 “김밥에 면류나 떡볶이를 곁들여 먹는 탄수화물 중심의 메뉴는 젊은 손님에게 외면받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밥 대신 계란 지단이 들어간 키토김밥 메뉴가 트렌드에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탄수화물 기피 등 식습관 변화는 쌀 소비량에서도 엿볼 수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2019년 59.2㎏로,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쌀 소비량은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밥’(집에서 먹는 밥)을 먹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각각 57.7㎏, 56.9㎏으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56.4㎏으로 조사가 첫 실시된 1962년 이래로 최소치였다.
김밥집 감소세는 가볍게 끼니를 챛우기 위해 분식집 보다 편의점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엔 김밥 등을 파는 분식집이 대충 끼니를 때우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는데 이젠 다양한 간편식을 팔고 있는 편의점, 샌드위치나 빵을 판매하는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김밥 말고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아진 점도 김밥집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편의점 개수는 5만7617개로 전년 대비 7.1% 불어났다. 동기간 커피 전문점 개수도 10만729개로 4.5%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