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5년간 2067개 업체 GMP 기준 위반으로 적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부담에 제약사 취소 처분 소송 이어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부담에 제약사 취소 처분 소송 이어져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제약사들이 최근 5년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제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은 위법 제약사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지만, 그 여파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을)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식약처는 2067개 업체에 대해 정기 및 특별 약사감시를 실시했다. 그 중 39.3% 업체가 GMP 기준 위반으로 적발됐다. GMP는 식약처에서 의약품 제조업체에 요구하는 품질관리 기준이다. 김남희 의원은 "GMP 기준을 위반하고 거짓 기록으로 정부를 속이려 한 제약회사들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아무런 처분도 받지 않은 채 의약품을 계속 생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가 믿고 약을 사용할 수 있게 식약처가 더 엄격하게 GMP 위반을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 법 위반으로 제약사가 받을 수 있는 처벌은 2022년 말 시행된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대표적이다. 제약사가 GMP 관련 위반행위를 한 번이라도 저지를 경우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내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 제도상 의약품 제조업자는 의약품을 GMP에 맞춰 제조·판매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기업이 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원료와 제조방법을 임의로 변경해 의약품을 제조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서류를 거짓 작성한 사례가 여러차례 적발된 바 있다. GMP 심사 및 허가 과정은 매우 까다로운 만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통해 기업들이 법을 어기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취지는 좋지만, 처벌 수위가 워낙 높고 처벌 내용도 불분명해 기업들의 반발이 큰 상태다. 제도화 이후에도 10개 중 3개 기업이 법을 어겼으며, 일부는 법적 대응까지 진행한 끝에 승소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실제 한국휴텍스제약, 한국신텍스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삼화바이오팜 등이 관련 문제로 식약처로부터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았는데, 이들은 법원에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근 동구바이오제약, 한국신텍스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의 집행정치 신청을 모두 인용했다. 또 취소 처분을 받은 제약사는 다른 정상적인 의약품 제조 및 생산 활동도 지속할 수 없는 만큼, 오히려 국민 의약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부작용이 동반된다. 법을 어긴 제약사엔 마땅히 제제가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피해를 봐선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D제약사 관계자는 “도입 초기부터 부작용이 예고됐던 제도다. 처벌 수위가 워낙 높은 만큼, 기업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처분도 받지 않겠다며 소송까지 불사한다. 의료현장에선 국민들이 그동안 복용하던 의약품 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