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 될 경우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축소 등의 우려가 동반되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현재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경쟁력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9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20.8%에 그쳤다고 밝혔다.
중국의 CATL은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한 36.7%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BYD는 전년 대비 0.5% 상승해 16.1%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간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BYD는 1회 충전시 2100㎞ 주행이 가능한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며 순수 전기차와 PHEV 시장을 투트랙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 전년 대비 2.2% 하락한 12.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 자리에 올랐으며, SK온은 전년 대비 0.4% 하락한 4.8%(5위), 삼성SDI는 전년보다 0.7% 떨어진 4.0%(7위)의 성적표를 거뒀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국 대선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친환경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반면, 트럼프 후보는 기존 화석 에너지와 원전 개발을 병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운 IRA를 비판하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강도 높은 공약도 내세운 바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친환경을 기조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리스크에 휩싸일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할 경우 현실적으로 IRA가 폐지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투자 기업의 수혜를 축소하거나 관세를 높이는 등 우회적인 방식을 통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글로벌 배터리 수요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사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