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한은 등 정부 부처간 CBDC 업무협약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은행과 정부가 토큰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다양한 바우처(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쿠폰)를 지급하고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6일 서울 중구 본부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예금토큰 기반 국민 체감형 디지털 금융서비스 실증'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한은과 같은 중앙은행이 제조·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통화로, 기존 법정화폐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화폐 가치를 지닌다. 예금 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의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한 것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실증 사업은 CBDC를 기반으로 발행된 예금 토큰에 교육·문화·복지 등의 바우처 기능이 원활하게 탑재, 활용되는지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지금까지는 바우처를 실물 지갑에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 등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썼지만, 디지털화폐로 바우처를 지급하면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QR결제 등의 방법으로도 바우처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아예 디지털화폐 속에 바우처 지급 조건이나 실시간 대금 지급 조건 등을 설정해 심을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용도 외 바우처 사용이나 부정수급, 복잡한 정산 절차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된다. 앞서 10월 말 금융위는 혁신 서비스 지정을 통해 테스트 참여 의사를 밝힌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부산은행)에 예금 토큰 발행 업무를 허용하고, 해당 은행이 발행한 토큰에 대해 예금자 보호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협약식에서 "토큰화(tokenization)로 대표되는 최근 정보기술(IT) 발전은 화폐 제도는 물론 국내외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 속에서 국민 편익을 늘리는 새 금융서비스가 출현하도록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유관 기관들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예금 토큰을 활용할 국민 입장에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한다"며 "기술·법률적으로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위험을 살피고 보완하는 게 중요한 만큼 사전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