歐美, 산업계에 탄소중립 요구… 미이행 기업에 불이익
美트럼프 재당선으로 친환경 보조금 삭제·축소 가능성
美수출 의존 높은 韓기업, 친환경·화석 에너지 모두 대비해야
美트럼프 재당선으로 친환경 보조금 삭제·축소 가능성
美수출 의존 높은 韓기업, 친환경·화석 에너지 모두 대비해야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 차기 행정부와 정치권이 상반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계는 앞으로 벌어질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바이든 정부가 강조해왔던 친환경 및 청정에너지 정책 전체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해외 기업들에게 나눠주던 친환경 보조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대선 전엔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겠다”는 공격적인 공략까지 밝혔다. 만약 친환경 보조금이 삭제 및 축소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업체는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다. 해당 분야는 국내 핵심 산업으로,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운영해왔던 한국의 수출 기업은 물론 관계사 및 하청까지 줄줄이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미국 정치권과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법제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미국 여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청정경쟁법안’이 내년 시행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향후 10년간 총 3조에 가까운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정경쟁법은 미국 민주당이 2022년 6월 최초 발의한 법안이다. 국가 간 탄소집약도 차이에 따른 생산비용 격차와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상원 및 하원 소속 의원 모두 2023년 12월 청정경쟁법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 법을 지지해 통과가 유력하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과 원산지간의 탄소집약도 격차에 탄소가격을 곱한 규모의 탄소세가 부과된다. 탄소가격은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된다. 탄소세는 2025년 26개 에너지 집약 산업군에서 생산된 원자재에 최초 적용된 이후 2027년 완제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해당 법안 도입 시 향후 2025년부터 2034년 동안 총 2조7000억원의 탄소세 비용이 유발된다고 봤다. 이미 유럽연합(EU)은 공급망실사지침(CSDDD)을 통해 기업의 인권 및 환경 보호 의무를 강화했다. 해외기업들은 협력사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를 중요시해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경영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