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외인 매수세에 큰폭 반등...7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
원·달러 환율 1400원대...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에 달러 강세
원·달러 환율 1400원대...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에 달러 강세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3일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며 동반 상승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 한국 증시를 압박하는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았지만 미국발 훈풍을 타며 코스피는 4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다만, 일본의 물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엔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5.62포인트(1.86%) 오른 2500.10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5397억원 사들이며 7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도 2842억원 순매수했다. 외인과 기관이 모두 지수를 견인했다. 코스닥도 14.96포인트(2.21%) 오른 690.80에 장을 끝냈다. 외인이 2328억원 매수 우위였다. 미국의 11월 ISM 제조업지수 반등의 영향으로 외인·기관의 동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인 매수세가 거세게 몰아치며 한국 증시가 오랜만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외인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코스피 시장에서 18조996억원어치 순매도했던 바 있다. 앤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수준을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투자 기법이 발전했다. 최근 일본의 물가 지표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며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엔캐리 청산 공포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올해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로 올린 일본중앙은행(BOJ)은 현재 금리 인상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본의 통화 긴축 완화로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면서 국내를 포함 전세계 증시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랙먼데이) 당시 자체 성장 동력이 부족하고 수급이 얇은 코스피는 엔캐리 청산 매물에 취약했다”며 “8월 1일 장 중 279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가 단 이틀 만에 장 중 2380선대로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 압력 확대는 코스피 투자심리와 수급을 극도로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청산이 가세할 경우 단기 수급 충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발 불확실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엔캐리 청산 또한 시장에서도 내성이 생긴 상태라고 판단한다"며 "이번주 중 달러·엔 환율이 140엔대 초반으로 급락하지 않는 이상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력과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환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며 강달러 기조 속 1400원대 유지했다.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0% 오른 106.457을 기록하기도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