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케이블TV 유선방송사업자(SO)와 TV홈쇼핑업체 간 갈등이 격화되며 ‘블랙아웃’이 현실화 됐다. 정부가 중재에 나선 가운데 여러 미디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미디어법’이 조속히 제정해야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사업자와 CJ온스타일의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자정부부터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 등 SO 3사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연초부터 논란을 이어오던 송출 수수료 관련 협상이 결렬된 것이 원인이다. 송출 수수료는 TV홈쇼핑업체가 해당 채널을 이용하는 대가로 케이블TV사업자에게 지불하는 금액이다. CJ온스타일은 TV홈쇼핑 업황 악화, SO 3사 가입자 감소 등을 이유로 송출수수료 60% 가량 인하를 요구했지만 SO 3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는 3사의 CJ온스타일 채널을 켜면 ‘CJ온스타일에서 방송 제공을 중지해 방송이 중단되고 있다’는 문구만 표시되는 상황이다. 블랙아웃이 된지 어느덧 일주일 지났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가검증협의체 회의를 통해 중재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사업자 간 주장하는 내용을 확인하고 계약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 점검한다. 케이블TV 관계자는 “CJ온스타일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기존 계약 방식과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행위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송출중단 과정에서 CJ온스타일 측이 방송통신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방송법 위반 여부 검토하고 있고 주 1회 개최하던 대가검증협의체 회의를 수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방송사업자와 TV홈쇼핑업체 간의 연쇄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양 업계는 송출 수수료를 두고 지속 갈등을 빚어왔지만 실제 중단으로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 강남은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지만 합의점을 찾은 바 있다. 양측의 대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SO 3개사 가입자 감소, 실적 저조 등을 이유로 송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이에 케이블TV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TV방송을 통해 쇼핑 정보를 확인하고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구매한다”며 “실제 홈쇼핑 진행자들도 할인율, 포인트 증가 등을 이유로 앱 결재를 유도하고 있어 다양한 데이터를 검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통합미디어법’의 필요성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디어 관련법은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전기통신사업법으로 분산돼 있다. 이에 통합미디어법으로 미디어를 포괄하고 미디어 규율체계를 개편하자는 것이 골자다. 해당 사안처럼 TV홈쇼핑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홈쇼핑업체에서 운영하는 앱을 통해 결재하는 경우에는 적용해야하는 법규가 불명확해 갈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통합미디어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여야의 대립으로 인해 현재 방통위는 1인 체제가 되며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아웃은 홈쇼핑업체나 케이블TV사업자 모두에게 손해이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소비자가 입게 된다”며 “양 측 모두 주장을 고수하기보다는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며, 사업자 간 자율협상만으로는 조율이 힘든 사안인 만큼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